한상공 조기열 이사장, 국회 30년 입법 전문가
한상공 최초의 非공정위 출신에 상조업계 기대 커
“재무건전성 확보 최우선…공격적 투자는 조합사 동의 아래”
“정책 건의, 적극적으로…솔직하게 협력하고 협조 구할 것”
“피터 드러커·앨빈 토플러 등 경영 구루 책 즐겨 읽어”
“상조는 인간의 아름다운 마무리 도와주는 중요한 업종”
한국상조공제조합은 올해 초 이사장이 급작스런 사퇴로 조직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한상공은 고심 끝에 7대 이사장으로 30년 간 국회에서 입법 전문가로 일한 조기열 이사장을 선출했다. 한상공 사상 최초로 공정위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이사장을 모셔온 것이다. 조 이사장은 한상공 공익이사를 지내며, 상조업계 분위기를 아는 만큼 한상공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조합을 연착륙 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조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취임해 이제 취임 한 달째를 맞았다. 본지는 조 이사장을 만나 한상공 운영방향에 대해 물었다.<편집자주>

Q.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린다. 이제 취임 한 달째가 됐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이하 상조장례뉴스)
“제가 국회에서 30년간 근무했는데 인생 전반기와 다른 영역에서 종사하고 싶었다. 우연히 연이 닿아 한상공 공익이사 활동을 했다. 공익이사 임기를 마치고 ‘천천히 이사장에 도전해보자’ 생각했는데 전임 이사장이 올해 초에 사표를 내시더라.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이하 조기열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
Q. 취임사에서 “각 조합사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조합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라고 말했다. 조합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재무건전성’ (확보)이다. 한상공은 할부거래법에 의해 2010년 9월에 87개 조합사와 함께 상조 소비자 피해보상기관으로 출범했다. 우리 상조업계가 사회 문제가 되니까 정부에서 소관부처를 정할 때부터 여러 논란이 많았다. 국무조정실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해 공정위로 업무를 분장하면서 일본 호조회 방식으로, 할부거래법에 일부조항을 넣어서 출범하면 되겠네, 라고 판단했다. 상조업법을 독립법으로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결국 봉합돼서 할부거래법이 됐다.
중도에 제도변경도 있었고, 2019년 상조업체 자본금 규모를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다보니 그때 많은 폐업이 나왔다. 담보금을 올리다보니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폐업하고 우리 조합사들도 폐업해서 피해보상을 많이 했고 조합 재정도 악화됐다. 현 재무상황은 13~15년에 걸쳐 누적된 결과이다.”
Q. 어떻게 한상공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것인가.
“종전의 (한상공) 이사장들께서 자금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최소한의 원금 보장이 필요하니까. 자금 손실이 나면 법적인 책임까지도 질 수 있다. (수익 창출) 생각은 굴뚝같아도 원금 보장 중심의 자산운용에 힘을 줬을 것이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해줬으면 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조합사들의 광범위한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지난해에 금리가 괜찮았고 1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니 조합사들이 건실하게 운영되고, 당기순이익을 낸다는 가정 하에 4~5년 정도 지나면 한상공의 재무건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Q. 걱정되는 부분도 있나.
“티몬, 위메프 사태를 보면 (해당 업종은) 고객들의 돈을 먼저 받았다가 사후 정산하거나 서비스를 나중에 하는데, 상조업계 관련 (부정적인) 언론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미국 증시가 악화됐고 중동정세도 그렇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제어할 수 없는 체계적 위험이 있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정책 건의도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해서, 상황을 점진적으로 타개해나가겠다.”
Q. 조기열 이사장은 역대 이사장 중 유일하게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이다. 조합 안팎에서 조기열 이사장을 향한 기대가 크다.
“그런 말을 몇 차례 들었다. 책임감을 느끼는데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웃음). 제행무상이라고 모든 게 변한다. 저는 조합사의 기대와 주변 여건, 시대 상황 등이 버무려져 운 좋게 이사장이 됐다. 좀 더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균형감각으로 무장해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일까 생각하겠다. 정책당국과 소통을 해서 애로사항도 팩트 그대로 말씀드리고, 협력을 구할 건 구하고 협조도 잘하겠다.”